빠른 동작으로 확인하는 사용자 경험 디테일

서비스는 얼마나 작은 부분까지 신경 쓸까?

2025. 2. 4.

아이폰에서 앱 아이콘을 롱탭 하여 관련 동작을 수행할 수 있는 기능인 홈 화면 빠른 동작을 얼마나 자주 사용하는가? 아마 대다수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할 것이다. 어쩌면 일반인 사용자들은 해당 기능의 존재 여부 조차 모를 수도 있겠다. 실제로 내 폰에 설치된 절반 이상의 앱은 기본 옵션(앱 삭제, 공유 등)외에 별다른 기능을 제공하지 않았다.


또한 서비스마다 제공하는 기능이 모두 제각각이기 때문에 개별 학습이 필요하다. 게다가 롱탭은 탭, 스와이프와 비교시 생각보다 훨씬 사용 빈도가 적은 제스쳐다.




이 기능의 용도는 빠른 실행이다. 그래서 접근하기 쉬운 기능 보다는 단계를 거쳐 진입이 필요한 기능, 혹은 개수가 중요한 항목 등이 유용해 보인다. HIG에 의하면 애플의 메일을 모범 사례로 보여주는데 '받은 편지함 및 VIP 폴더에 읽지 않은 메시지'에 해당하는 개수를 노출한다. 즉, 서비스를 실행하지 않고도 두 메뉴의 메시지 개수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측 예시처럼 쉽게 진입할 수 있는 최상위 메뉴를 나열하는건 좋지 못한 사례라고 생각한다. 앱을 실행하고 진입하는 방법과 크게 속도 차이가 안날 뿐더러 유용한 기능들을 포기하는 셈이다. (그러나 예상보다 많은 서비스가 이렇게 사용중이다)


그렇다면 중요도가 낮아보이는 이 선택적 옵션을 서비스들은 어떻게 풀어냈을까? 나는 아이폰에 설치된 250개의 앱을 모두 확인해보았다. 그 중 유용하거나 흥미로웠던 서비스들을 소개한다. (기본 옵션인 삭제, 공유 등은 이미지에 포함하지 않음)



지도


지도 (iOS)

나의 위치를 보내는 기능이 유용했다. 누르는 즉시 공유 상대를 선택하는 공유 시트가 노출된다. 단 카카오톡으로 공유는 지원하지 않았고 기본 문자로 전송할 수 있었다.


네이버 지도

지하철 노선도를 바로 보는게 유용해보였다. 현재 위치에서 집까지 길찾기 경로를 바로 실행하는 기능이 있었다면 어떨까 싶다.



메신저


카카오톡

일시적으로 알림을 받지 않는 기능은 해당 메뉴에서 빠르게 실행하기에 좋아보였다. 또한 서브 타이틀에 '1시간 동안'을 명시해주는 것도 좋았다.


라인

오프라인에서 빠르게 상대방과 친구를 등록할 수 있는 QR코드와 리더 기능이 유용해보였다.



음악


애플뮤직

음악을 바로 재생시키는 기능이 있다. 즐겨찾는 음악과 스테이션 재생은 아무 노래나 고민없이 빠르게 듣고 싶을 때 좋을 것 같다. 기본적인 기능 같지만 많은 스트리밍 서비스가 이 기능을 제공하지 않았다.


지니뮤직

샤잠과 동일하게 들리는 음악 검색을 즉각 실행하는 기능이 있다. 벅스도 해당 기능을 제공했다.



삭제를 대비한 케이스


듀오링고

단순히 앱을 실행하는 기능이지만 "😱 듀오링고를 삭제하신다고요? 듀오한테서 도망갈 수는 없어요." 라는 문구가 위트있었다. 사실 대부분의 빠른 동작 메뉴는 앱을 삭제하는 과정에서 노출되기 때문에 꽤 임팩트가 있을 것 같다. 듀오링고의 톤앤매너가 확실하게 나타나는 부분이다.


Luma

앱을 사용하면서 불편함이 발생하면 사용자는 아이콘을 길게 눌러 삭제한다. 아마도 이것을 예상하고 피드백을 남겨달라는 문구를 넣은 것 같다. 빠른 동작 메뉴에 기능 대신 이러한 문구로 서비스 이탈률을 조금이라도 낮출 수 있다면 이 또한 괜찮은 방법인 것 같다.



마치며


이 기능을 설정하는 것은 서비스 입장에서 필수가 아닌 선택이다. 더군다나 사용 빈도도 낮으니 규모가 작은 신규 서비스일수록 해당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나는 없어도 불편하지 않은 이 기능을 넣는 서비스들에게 섬세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가끔씩, 예상치 못한 곳에서 서비스가 고민한 흔적들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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